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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미디어학자'! 김다솔 선배님과의 인터뷰

작성일
2022.10.12
수정일
2022.10.12
작성자
한아름
조회수
701
'뼛속까지 미디어학자'! 김다솔 선배님과의 인터뷰 대표이미지

우리 학과 08학번 김다솔 박사님이 이번 학기 미국 뉴욕주립대에 임용되셨습니다. 김 박사님은 우리 학과를 졸업해 연세대학교에서 석사를 마치시고 미국 매사추세츠 앰허스트 대학에서 박사를,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박사후 과정을 거치셨습니다. 김 박사님은 인플루언서 문화와 플랫폼 경제, 동아시아와 미국 사이 초국가적 연결에 특히 중점을 둔 연구를 해오셨습니다. 소셜 네트워크 분석과 질적 담론 분석을 결합한 방법을 사용하는 김 박사님의 연구는 주제만 들어도 매우 흥미로운데요. 요즘은 디지털 미디어 공간에서의 인종과 젠더 문제를 활발히 연구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본인을 미디어 중독이라고 표현하는 김 박사님, 정말 뼛속까지 미디어학자인 듯합니다. 김 박사님과 서면으로 나눈 이야기를 학우 여러분께도 보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신문방송학과 08학번 김다솔입니다. 현재 뉴욕주립대학교 뉴팔츠 대학교에서 조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 연구 관심사는 인종과 젠더적 시각으로 디지털 플랫폼상의 K-beauty 문화를 연구하는 것입니다.

 


: 대학원에 진학하게 된 중요한 사건이 있었습니까? 제 주변 친구들은 대학원 진학에 큰 뜻이 없어 보입니다. 심지어 인터넷 상에선 대학원생을 교수님의 노예라고 표현할 정돕니다. 교수님께서는 고등학생 때부터 대학원에 뜻이 있었던 것인지, 다른 동기가 있었던 것인지 궁금해서 질문 드립니다. 학창시절 교수님의 흥미나 취미, 가지고 있었던 생각에 대해 상세히 말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저는 석사를 갈 때 까지만 해도, 그냥 석사를 졸업하고 미디어 관련 공기업에 취직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석사가 있으면 취업에 유리하다는 출처 불명의 소리를 어디선가 들어서...) 그런데 석사 논문을 쓰다 보니까 너무 재밌고 이걸 직업으로 갖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내가 내 연구 관심사를 정하고 이론들을 읽고, 제 주장을 글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게 너무 재밌는 작업 같았어요.

한국에서 인문사회계열 대학원을 다니는 것은 본인 부담이지만 미국에서는 주로 등록금도 면제해주고, 조교나 티칭을 하면 생활비를 조금씩 주거든요. 그래서 준비해서 박사를 갔습니다. 별로 거창한 이유나 계기는 없었습니다.

말씀해주신 것 같이 저도 대학원 밈(대학원생이 교수의 노예라고 하는)을 종종 인터넷에서 보는데, 사실 제 경험은 전혀 달랐어요. 학부 때부터 석사, 박사, 그리고 포닥 시절 만났던 교수님들이 다 너무 좋으신 분들이었고, 제가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셨거든요. 그런데 분명 대학원의 구조상 가장 약자인 대학원생들이 핍박(?) 받는 것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없는 것이 사실이고, 제가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감사하고 슬프네요

 


: 쉬지 않고 미디어 공부에 매진하신 걸로 아는데, ‘거침없이 직진했다는 표현이 알맞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커뮤니케이션 전공에 빠져들게 된 동기가 있었습니까?

 

: 커뮤니케이션 전공이 간학문제적 성격이 굉장히 강한 학문이라, 여러 분야의 이론과 방법들을 공부할 수 있다는 게 정말 큰 장점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워낙 미디어 중독이라 일상생활에서 연구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저랑 잘 맞는 것 같습니다.

 


: 연세대학교에서 석사를 마친 후 곧바로 미국으로 가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매사추세츠 대학으로 향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 메사추세츠 대학은 이오현 교수님과 제 석사 지도교수님이신 윤태진 교수님과 이미 인연이 있는 학교여서 친근한 학교였어요. 또 제가 하고 싶었던 공부인 질적 연구, 미디어 문화연구를 하는 교수님들이 많은 학교여서 선택하게 됐습니다. 시골에 있는 학교여서 공기도 좋고 등산도 가고 삶이 심플해져서 좋았어요.

 


: 교수님은 매사추세츠 대학에서 TA(Teaching Associate)로 계셨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맞게 이해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TA는 교수님을 대신해 기초과목이나 교양과목, 혹은 실험과목을 가르친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기간에 학생들에게 수업을 했다면 어떤 수업을 하셨는지, 특별한 일화는 없는지 궁금합니다. (학교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외국에서 온 교수를 시험해 보려고 끊임없이 질문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그럴 때 잠시 물 한 잔 마시며 시간을 벌고 대답했다는 경험담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 저는 박사과정 동안 TA도 하고 아예 강의를 전담해서 하기도 했는데요, 제가 했던 강의는 Social Impact of Mass Media, Intro to Media and Society, 그리고 Writing as Communication이에요.

강의 평가는 여자, 유색인종, 외국인일수록 박하게(?) 나온다는 연구를 본 적이 있어요. 저는 세 가지 조건을 다 충족하죠. 그렇지만 제가 갑자기 백인남성이 될 수는 없고, 다른 자아를 흉내 내거나 연기할 수도 없으니 다 내려놓고 그냥 최선을 다했어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잘 따라와줬던 것 같아요. 만약 제 정체성 때문에 저를 의심하는 학생이 있다면 그건 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도 강의를 통해 학생들에게 많이 배우고 또 대학교 때의 저를 반성합니다. 교수님들 그땐 죄송했어요...

 


: 교수님께서는 디지털 미디어 공간에서의 인종, 젠더문제에 집중해 연구하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최근 집중해서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앞으로 어떤 분야를 더 연구해볼 계획이십니까? (하얗고, 투명하고, 탱탱한 K-뷰티식 피부 표현이 동남아에서 적극적으로 소비되고 있음을 수업을 통해 알았으나, 백인성이라는 우월한 담론을 등에 업은 미국인에게도 K-뷰티가 잘 팔리는것인지 궁금합니다.)

 

: 제가 요새 관심을 두고 있는 연구주제는 미국 제국주의와 군정부가 초창기 한국 뷰티문화와 여성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그 역사가 어떻게 글로벌 문화상품인 K-beauty 라는 이름하에 지워지고 미국에 유통되는지에 대한 것이에요. 재밌겠죠..?

저는 또 인종적, 나라적 정체성이 어떻게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상에서 상품화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는데, 앞으로 유튜브, 틱톡 등에서 이와 관련해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논문을 쓸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코로나시절에도 거의 유일하게 미국 화장품시장에서 거래 규모를 증가시킨 나라 중 하나라고 알고 있어요. K-popK-drama의 영향으로 K-beauty에도 많은 관심이 몰리고 있고요. 그래서 왜 미국에서 K-beauty가 팔리냐면그 질문에 대한 답은 제가 현재 쓰고 있는 연구 프로젝트에서 찾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최근에 K-beauty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했었거든요. 공통적으로 k-beauty 가 한국의 긴 역사와 고도로 발달한 기술을 반영하기 때문에 우수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는데요, 저는 이 지점이 미국에서 민족적 상품이 성공하는 요인을 아주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K-beauty는 백인중심 미()담론에 위협이 되지 않고, 또 오리엔탈리즘적 시선으로 소비되는 경향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제가 논문으로 써볼게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학부생 때부터 교수가 될 때까지... 연구자의 길을 걷자고 다짐하고 나서 심리적으로 흔들릴 때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쭉 그 마음을 지켜올 수 있었습니까? 매일매일 치열하게 보내지만 항상 조급하게 살아가게 되는데, 이런 마음을 다스리는 선배님만의 방법이 있을까요?

 

: 이거 진짜 솔직하게 너무 어려운 질문이네요. 왜냐면 저도 아직도 조급하거든요. 근데 뭐 전체적인 큰 방향성은 있되 그 순간에 최선의 선택을 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뭐 인생이 계획한대로 되지도 않고 계산한다고 더 잘되지도 않는 것 같더라고요. 한 단계 넘었다고 하더라도 매 단계마다 고난과 시련이 있는 것 같고요. 전 지금도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노력중이에요.


인터뷰 질문 보내주셔서 어제 같은 (하지만 한참 된) 대학교 때 시절을 생각해봤는데 정말 기억이 꽉 차있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세계교육기행도 갔었고 (아직도 있나요...?) 영상제작동아리도 했고 LPG라는 영어동아리도 했었고 (아직도 있나요...?) 너무 좋고 뿌듯한 기억들이에요. 다들 대학교 동안 좋은 기억 많이 만들어가셨으면 좋겠어요.

혹시 대학원 진학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 있다면 0719dasolkim@gmail.com으로 언제든 연락주세요. 감사합니다.

 


인터뷰/정리 : 한아름(18학번, 언론홍보연구소 근로장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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