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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5080

뉴스1 취재기자 이정후 선배 인터뷰

작성일
2022.12.27
수정일
2022.12.27
작성자
한아름
조회수
446
뉴스1 취재기자 이정후 선배 인터뷰 대표이미지

우리나라 3대 뉴스통신사 중 하나인 <뉴스1>에 2021년 7월 입사해 현장 중심 기사를 쓰고 계시는 현직 언론인 선배님을 만났습니다. 신문방송학과 13학번 이정후 선배님인데요. 기자를 꿈꾸는 신문방송학과 후배들이 선배님께 궁금한 점을 모아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대생활, 언론고시, 기자라는 직업에 관한 이정후 선배님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① 통신사와 일반 언론사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통신사를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 통신사는 뉴스를 생산해서 일반 언론사가 전재할 수 있도록 하는 ‘뉴스 공급사’, ‘뉴스 도매상’이라고들 표현합니다. 그만큼 정확한 내용을 써야하고 신속한 취재가 필요하죠. 사실 뉴스 소비가 포털 중심으로 구축되면서 통신사의 위치가 애매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실시간으로 포털을 통해 속보를 내보낼 수 있는 현재 시스템에서 통신사의 역할은 많이 축소됐다고 생각해요. 그러다보니 통신사에서도 일간지와 비슷한 기획 기사 등을 쓰려 요.

통신사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워낙 좁은 언론계 취업 시장에서 찬밥 더운밥 가릴 신세가 아니었어요. 다만, 들어오고 보니 통신사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어요. 현장 중심의 기사, 어젠다를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영향력, 타사의 추종보도를 보면서 얻는 자기 만족감  .


② 신문방송학과 수업에서 기자에 대한 위신이 예전같지 않다는 말을 자주 듣곤 하는데요. 그럼에도 기자라는 직업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 직업 위신이 예전 같지 않은 것뿐이지 기자의 영향력은 여전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기레기’ 소리를 들어도 언론의 보도가 세상을 바꾸는 걸 많이 봤어요. 세상은 개인의 목소리에 집중하지 않지만 언론이 집요하게 파고들면 법안도 만들어지고 재발 방지책도 세워지더라고요. 직업 위신과 상관없이 그냥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람들은 늘 기사를 찾아요. 언론의 위상이 추락하고 사양 산업이라고 해도 사람들은 늘 공신력 있는 정보를 갈망합니다. 이를 해결해줄 수 있는 건 언론뿐이라고 생각해요.


③ 선배님의 대학생활이 궁금합니다. 스스로 생각하시기에 선배님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이 : 도전적이진 않았지만 가만히 있지는 않았던 학생이었습니다. 군 제대 후 복학하면서 매학기 무언가를 계속 해왔어요. 보도사진연구회, 광주MBC 현장실습, 영어회화동아리, 대학 사진공모전, 저널리즘스쿨, 기업 대외활동 등 늘 무언가를 했고 쉬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대학 수업을 아무리 많이 듣는다고 해도 시험 기간을 제외하면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잖아요. 이 시간을 어떻게 쓰면 좋을지 고민하면서 학기마다 새로운 걸 계속 찾아다녔어요.


④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대학 입학 때부터 언론인을 꿈꾸셨나요?


이 : 저는 시사교양PD가 되고 싶어서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했습니다. 방송반 활동을 오래 하면서 자연스레 장래희망이 되어 있었어요. 그러다가 PD로서의 역량이 제게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됐고 기자로 진로를 변경하게 됐습니다. 게 말하자면 ‘언론인’이라는 직업의 참뜻을 본격적인 취업 준비에 뛰어들기 직전까지 . 겠다’라는 생각이 더 컸습니다. 가장 큰 매력을 느꼈던 건 일의 결과물이 기사, 뉴스, 영상처럼 가시적이라는 것 .


⑤ 대학생활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전공수업은 무엇인가요?


이 : 신문방송학과 전공수업 중 ‘신문제작’, ‘포토저널리즘’ 같은 실습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는 이론 위주의 수업에는 큰 흥미가 없었고 성적도 좋지 못했습니다. 발로 뛰고 고민해볼 수 있는 실습수업이 지금도 기억에 남고 ‘내가 이 일에 관심이 있구나’라고 느낄 수  기회였습니다.


⑥ 지금 생각하시기에 ‘이건 정말 하길 잘 했다!’ 싶은 활동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또한, 기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 : ‘구글저널리즘스쿨’이라는 대외활동입니다. 전국 각지의 예비 언론인들과 다양한 언론계 연사들로부터 수업을 들었어요. 언론계 취업 시장이 고학력자 위주이다보니 기자 지망생들은 대부분 수도권 소재 대학생들이 많아요. 이들과 직접 만나서 겨뤄볼 수 있는 대외활동이 있 자극이 될 겁니다. 전남대 안에서 비슷한 꿈을 꾸는 사람들끼리 이야기하는 것과, 다른 배경을 가진 대학생들과 이야기하는 것은 또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경험의 폭을  .


⑦ 언제부터 기자를 꿈꾸셨나요? 기자가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굳힌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 : 3학년이 끝날 무렵, 기자를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은 있었는데 확신이 서지 않았어요. 언론 시장의 경쟁률, 취업시장에서의 현실적인 학벌, 다른 직군을 동시에 준비할 수 없는 기회비용 등이 제일 큰 고민거리였습니다.

마음을 굳힌 계기는 4학년 때 참여한 ‘구글저널리즘스쿨’이었습니다. 이곳에서 많은 예비 언론인들을 만나 자극도 받고 자기객관화도 하면서 마음을 굳혔던 것 같아요. 고민거리였던 취업시장 경쟁률은 어느 직업이든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고, 현실적인 학벌 문제는 생각보다  학 학생들과 전남대 학생의 역량 차이가 크지 않다고 느껴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기회비용 문제는 ‘도전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후순위가 됐고요. 고민거리가 사라지니 기자가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굳히게 됐습니다.


⑧ 기자가 되기 위해 준비한 것 중에서 ‘이것만큼은 정말 열심히 했다!’ 하는 것이 있다면?


이 : 신문읽기를 꼬박꼬박 했던 것 같아요. 보통 보수지, 진보지 각각 하나씩 읽어보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라서 저는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주간지는 일간지와 함께 틈틈이 읽어봤어요. 긴 호흡으로 작성하는 기사들이 많다보니 기사 내용이 훨 로운 경우가 많고 일간지에서 생각해볼 수 없는 주제들을 다루기도 하더라고요.


⑨ 언론고시는 정해진 길이 없어 처음 기자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일찍 포기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요. 기자 준비를 할 때 본인만의 생활규칙이나 루틴이 있었나요?


이 : 저 역시 커리큘럼 없는 언론고시 때문에 방황을 길게 했습니다. 공부라고 하지만 정작하고 있는 게 ‘신문 읽기’, ‘책 읽기’ 등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인데요. 사실 정답을 표시하고 채점을 매기는 공무원 시험, 공기업 시험은 자신의 실력 향상을 눈으로 확인할 수  때문에 루틴 짜기가 편해요. 반면, 언론고시는 자신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평가 체계가 없죠.  기는 기본 루틴으로 가져가되 저는 토익 공부 등으로 공부에 대한 효능감을 높였어요. 시간을 쪼개서 시험 준비를 하다보면 그래도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쉽게 지치지 않을 수 있어요. 

커리큘럼이 없는 시험이다보니 스터디 모임은 필수인 것 같습니다. 혼 사람과 비교할 수도 있고 또 타인의 좋은 글은 자신에게 자극이 되기도 하거든요. 혼자서 하는 것보단 여러 명, 그 다음은 여러 스터디를 찾아보는 게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⑩ 기자 준비를 하면서 막막하고 힘든 감정을 이겨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기자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언제였으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이 : 기자를 포기하고 공기업을 준비했던 시기도 있습니다. 저는 2019년 가을부터 언론고시원에 들어가서 2020년 여름까지 공부를 했었는데요. 이때는 어떻게 언론고시를 공부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해서 막막했던 것 같아요. 앞서 설명했던 신문 읽기, 토익 및 한국어  증 만들기에 시간을 썼던 시기입니다.

2020년 여름에는 서울로 올라와서 학원을 다녔습니다. 한겨레에서 운영하는 ‘한터’ 수업을 3개월간 들었고 그해 겨울 <이데일리> 필기에 합격, 실무면접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전 면접은 처음이었는데 그 때 제가 굉장히 긴장하고 떨어서 말 그대로 면접을 망쳤습니다. 다대 이었는데 옆에 있는 지원자가 너무 잘하는 걸 보고 ‘이 갭을 좁히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또 쏟아야할까’라는 생각에 슬럼프가 오기도 했습니다. 사실 슬럼프를 이기진 못했어요. 이때의 면접 공포를 극복하지 못하고 저는 이듬해 초에 광주로 내려와서 공기업 준비를 했습니다. NCS 필기시험도 봤죠. 언론고시는 그렇게 포기한 꿈이었어요.

그러다가 6월에 <KBS> 신입 모집 공고를 봤습니다.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마지막으로 한 번만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실전 감각을 되살리기 위해 시험을 봤던 <뉴스1>이 결국 제 언론고시 종착역이 됐습니다. 운이 많이 따랐죠.


⑪ 기자 생활 중에서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가장 크게 느끼신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 : 민감한 이야기일 수 있는데 기자도 결국 회사원이라는 점입니다. 기자 개인과 회사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경우를 주변에서 종종 봤어요. 부당한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기자가 회사와는 타협해야 하는 일들이 생기죠. 이게 가장 큰 괴리 같아요.


⑫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 기자가 되고 싶으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10년 뒤에 어떤 기자가 되길 바라시나요? 특별히 다뤄보고 싶은 기사 소재나 분야가 있나요?


이 : 전문 기자로서 자기 브랜딩에 성공한 사람이 되는 걸 목표로 하고 싶습니다. 어느 한 부서에서 오랫동안 있을 경우 식견이 넓어지면서 깊은 기사를 쓸 수 있게 된다고 하는데요. 그러면 그 분야의 전문 기자로서 자기 브랜딩에 성공할 수 있다고 봐요. 아직은 입사 초기 러 부서를 경험하는 게 중요하지만 10년 뒤에는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취재하는 전문 기자가 되는 게 꿈입니다. 저는 첫 부서가 ICT과학부였는데요. 개인적으로 IT 업계 취재 해보고 싶네요.


인터뷰/정리 : 조벼리(19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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