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번호
835090

KBS 취재기자 손민주 선배 인터뷰

작성일
2022.12.27
수정일
2022.12.27
작성자
한아름
조회수
1188
KBS 취재기자 손민주 선배 인터뷰 대표이미지

신문방송학과 15학번 손민주 선배님이 2022년 KBS 호남제주권 취재기자 공개채용에 합격하셨습니다. 2023년 1월 연수를 앞두고 계신다고 하는데요. 기자를 꿈꾸는 신문방송학과 후배들이 선배님께 궁금한 점을 모아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대학생활, 언론고시, 기자라는 직업에 관한 손민주 선배님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① 선배님의 대학생활이 궁금합니다. 스스로 생각하시기에 선배님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선배님의 대학생활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주실 수 있나요?


손 : 대학생 때 저는 ‘뭐든 해보는 학생’이었어요. 영상제작연구회 IN6MM에서도 2년 간 활동했었고, 전공알리미, 대만 교환학생, 전남대학교 영상제작단 등등 기회가 주어지면 일단 해보는 성격이었죠. 자기계발기록부 점수도 꽤 높아서 도전장학금도 2번이나 받았어요. 돌이켜 보니 공부 빼고 다 열심히 했던 것 같네요..^^ 그 중 아주 일부만 취업에 도움이 됐지만 후회없는 대학 생활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 대학이 꼭 취업만을 위해 존재하는 건 아니니까요


② 대학생활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전공수업은 무엇인가요?


손 : 이오현 교수님의 ‘대중매체의 이해’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수업에서 ‘라쇼몽’, ‘매트리스’ 같은 영화를 보여주시면서 대중매체에도 프레임이 있다고 강조하셨어요. 신방과에 입학해서 대중매체를 보는 큰 틀을 바꿔준 수업이었어요. 유종원 교수님의 ‘언론윤리법제’ 수업도 재밌게 들었어요. 언론인으로서 겪을 수 있는 딜레마 상황에서 대처하는 법을 고민할 수 있었죠.


③ 지금 생각하시기에 ‘이건 정말 하길 잘 했다!’ 싶은 활동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또한, 기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손 : 대만 교환학생이요. 어린 나이에 해외에서 살아보고 외국인 친구를 사귀어 볼 수 있는 경험이 흔하지 않잖아요. 취업과 별개로 대학시절을 돌아봤을 때 추억으로 남을 경험을 많이 쌓았으면 좋겠어요. 기자가 꿈인 친구들도 자기만의 개성을 보일 수 있는 활동을 꾸준히 했으면 좋겠어요. 무에타이, 연극, 한 기관에 오래 다니는 봉사활동 같은 거요. 취재 경험은 나중에도 쌓을 수 있는데 개성과 관심사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더라고요. 기관 홍보 수준에 그치는 기자단과 영상 공모전을 추천하지 않아요. 주체적이지 않거든요.


④ 선배님의 인생 책은 무엇인가요? 후배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


손 : 인생 책까진 아니지만 철학자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후배 분들은 문학과 사회과학, 고전과 과학도서 등을 다양하게 읽으면 좋겠어요. 마음에 남은 내용들은 기록해놓고요. 나중에 언론사 필기 시험에 도움이 될 거예요.



⑤ 기자가 되기 위해 준비한 것 중에서 ‘이것만큼은 정말 열심히 했다!’ 하는 것이 있다면?


손 : 저는 취재를 열심히 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나니 기자단은 몇 개 해봤는데 정작 저만의 문제의식이 담긴 취재물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뉴스타파 탐사보도 연수’, ‘SNU팩트체크센터 인턴기자’, ‘구글-미디어오늘 이노베이션저널리즘스쿨’, ‘뉴스타파 데이터저널리즘 연수’, ‘한국일보 기획취재공모전 우수상’ 등등 활동에 참여하고 제 생각을 담은 취재물을 많이 만들었어요. 사실 필기시험에 합격하려면 엉덩이 무겁게 앉아서 공부하는 것도 필요한데 그 부분은 제가 부족했죠. 대신 현장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었어요.


⑥ ‘SNU 팩트체크 인턴십’에 참여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가 되려면 인턴십 경험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인턴십에 합격하기 위한 팁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손 : 인턴십 경험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기자가 될 깜냥이 있다는 걸 보여주려면 결국 취재보도 경험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걸 혼자서 하기는 어렵잖아요. 물론 학보사 기자나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할 수도 있지만 회사를 경험하는 건 다른 문제 같아요.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게 인턴십이죠. 그 경험 속에서 기자가 자신에게 맞는지 확인도 할 수 있고요. ‘SNU 팩트체크 인턴십’은 자기 발제를 많이 할 수 있는 몇 없는 인턴 자리라서 후배님들에게 적극 추천해요. 팁이 있다면, 팩트체크를 해보고 글로 남겨보면 좋겠어요. 그래야 면접에서 ‘해봤다’고 얘기하죠. 거창한 게 아니어도 괜찮아요. 예를 들어 지자체장의 업무추진비를 정보공개청구하는 것은 금방 하니까요.


⑦ 비영리 독립언론 ‘단비뉴스’에서 지역사회부 기자로 활동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단비뉴스 취재 중에 가장 기억에 남은 현장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손 :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북 제천의 산골 마을에서 주민들의 교통 불편을 취재했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마을 이장님 댁 마루에 마을 주민 서넛과 택시기사님까지 둘러앉아서 얘기를 나눴어요. 기자가 하는 일이 대답할 의무가 없는 사람에게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듣는 일이잖아요. 누군가의 삶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건 기자라는 직업의 특권인 것 같아요. 저는 마을 주민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들을 때 행복했어요. 지역에 애정을 갖고 지역민의 삶을 들여다보는 기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죠.


⑧ 언론고시는 정해진 길이 없어 처음 기자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일찍 포기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요. 기자 준비를 할 때 본인만의 생활규칙이나 루틴이 있었나요?


손 : 저는 경험에서 배우는 스타일이었어요. 그래서 저만의 루틴은 없어요. 다만 최근 반 년 동안 스터디를 많이 했어요. 논술, 방송 뉴스, 논제 정리, 시사상식 스터디에 언론사 채용이 뜰 때마다 단기 스터디에도 참여했죠. 논술은 주에 한 번, 퇴고도 꼭 했어요. 의지가 부족해서 함께 공부할 사람을 열심히 찾아다녔습니다. 언론고시가 정답이 없고 힘든 만큼 혼자 공부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애정을 갖고 서로 도울 수 있는 동료가 필요하죠. 조언을 얻을 선배도 필요하고요. 여러분은 제가 있네요^^!



⑨ 기자님의 신문읽는 습관이 궁금합니다. 어떤 언론사의 신문을 주로 읽으셨나요? 신문을 읽거나 방송기사를 챙겨보는 본인만의 루틴이 있었나요? 글감을 작문이나 논술에 활용하기 위한 본인만의 정리방법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손 : 개인의 취향에 따라 신문을 고르면 될 것 같아요. 저는 지면 신문은 <경향신문>만 읽고, 최신 시사를 알아보는 용도로는 인터넷으로 10대 일간지와 주요 방송사 기사를 하루에 한 번 이상 훑었어요. 거기에 월간지 <신문과 방송>, <미디어 오늘>, <기자협회보>, <시사인>, <한겨레21>도 종종 챙겨 봤습니다.

저는 글감보다 완성글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작 글감을 정리해도 실전 논술시험에서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었어요. 차라리 논술이이나 작문을 퇴고할 때 좋은 글감을 찾아서 정성들여서 퇴고하면 그 글감은 온전히 제 것이 되는 것 같아요.


⑩ 기자 준비를 하면서 막막하고 힘든 감정을 이겨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기자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언제였으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손 : 가장 힘든 순간은 최종 면접에서 떨어졌을 때예요. 코 앞까지 왔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1단계에서 시작해야 하니까요. 그때는 하루 정도는 쉬어주고요. 다시 바쁘게 일정을 소화하며 이겨냈어요. 올해 저는 대학원 수업에 ‘단비뉴스’ 기자 활동과 각종 스터디, 채용 일정까지 정말 바빴거든요. 그래서 힘든 감정을 느낄 시간도 없었어요.

제가 들인 노력이 통하지 않았을 때 힘든 거라고 생각해서 힘든 감정조차 합격의 시그널이라고 생각했어요. 언시는 ‘지하철 2호선’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묵묵히 이겨내면 언젠가는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⑪ 신문방송학과 수업에서 기자에 대한 위신이 예전같지 않다는 말을 자주 듣곤 하는데요. 그럼에도 기자라는 직업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손 : 저는 기자라는 직업이 복잡해서 좋아요.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면서도 소수자에 관한 따뜻한 시선을 잃어선 안되고요. 문제의식을 갖되 주장을 해선 안돼요. 취재하는 매 순간 윤리적 딜레마에 빠져요. 열심히 쓴 기사의 조회수는 어뷰징 기사에 밀려나기도 하죠. 그래서 기자는 계속 고민하고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에요. 그게 좋았어요.


⑫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 기자가 되고 싶으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10년 뒤에 어떤 기자가 되길 바라시나요?


저는 광주전남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기자가 되고 싶어요. 시민들이 제 이름을 알아주고 제보도 많이 해주면 더 좋고요. 제 고향에서 이웃의 삶을 들여다 볼 기회가 생겨서 기뻐요. 권력을 감시하고 고발하는 기사도 좋지만 당장은 ‘생활밀착형 기사’를 많이 쓰고 싶습니다. 후배님들도 나중에 제게 제보 많이 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진로와 관련해서 궁금한 게 있으시면 sonpd96@naver.com으로 메일을 보내주세요. 늦더라도 꼭 답장하겠습니다.


인터뷰/정리 : 조벼리(19학번)

첨부파일
첨부파일이(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