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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5096

KBS 시사교양PD 함민균 선배 인터뷰

작성일
2022.12.27
수정일
2022.12.27
작성자
한아름
조회수
658
KBS 시사교양PD 함민균 선배 인터뷰 대표이미지

신문방송학과 15학번 함민균 선배님이 2022년 KBS 호남제주권 시사교양PD 공개채용에 합격하셨습니다. 2023년 1월 연수를 앞두고 계신다고 하는데요. PD를 꿈꾸는 신문방송학과 후배들이 선배님께 궁금한 점을 모아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대학생활, 언론고시, PD라는 직업에 관한 함민균 선배님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① 선배님의 대학생활이 궁금합니다. 스스로 생각하시기에 선배님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함 : 자존심 세고, 하고 싶은 건 해야 하는 학생이었습니다. 일례로, 1학년 때 ‘대중매체의 이해’ 강의를 들었는데요. 그때 과제로 <한국 언론 바로보기 100년>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야 했어요. 그 당시 저는 책을 읽기는 싫은데, 책을 다 읽지 않고 독후감 쓰기는 더 싫었죠... 고민 끝에 책을 끝까지 읽고 독후감을 쓰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래서 기말고사 전날까지 책을 읽고, 기말고사 당일에 독후감을 써서 냈어요. 당연히 기말고사는 망쳤고 C+을 받았습니다. 자존심을 지키려다가 일어난 일이었네요.


②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대학 입학 때부터 언론인을 꿈꾸셨나요?


함 : 고등학생 시절에는 경영학과에 가고 싶었어요. 경영학과에 진학하고 언젠가는 CEO가 되겠다는, 허황된 꿈을 꿨었죠. 신문방송학과는 수능 점수에 맞춰서 썼었답니다. 흔한 대한민국의 고등학생이었어요.


③ 지금 생각하시기에 ‘이건 정말 하길 잘 했다!’ 싶은 활동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또한, PD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함 : 신문방송학과 동문 장학회인 ‘푸른꿈장학회’의 콘텐츠 제작 지원 프로그램이요. 기획서를 제출하면, 학과에서 심사를 통해 몇 팀을 선발하고 제작비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당시의 저는 오만했습니다. 돈만 있으면 괜찮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죠. 실제로 제작해보니, 밑천이 드러났지만요 ^^

‘푸른꿈 장학회’의 콘텐츠 제작 지원 프로그램에 지원해보는 걸 추천드려요. 제작비 지원을 받으면서 내가 만들고 싶은 콘텐츠를 만들어볼 수 있는 기회는 몇 없습니다. 전심을 다해 도전하면 분명 얻는 바가 있습니다. 가령, 이 길이 내 길이 맞는지를 고민해볼 수 있다거나, ‘사실 나는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는다거나..^^ 저의 경우에는 두 가지를 다 느끼게 됐어요. 고민과 겸손한 태도가 생긴 후에야, 공부의 중요성을 알게 됐던 것 같습니다.


④ 선배님의 인생 책은 무엇인가요? 후배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


함 : 김영민 교수의 <공부란 무엇인가>입니다. 태도가 좋아야 공부를 잘할 수 있습니다. 공부를 잘해야 자기 분야에서 역량을 쌓을 수 있습니다. 결국 태도가 중요합니다. 제 태도가 느슨해졌다고 느낄 때, 한 번씩 이 책을 읽게 됩니다. 정신의 척추 기립근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요.

그리고 신방과 졸업독후감 목록에 있는 책들을 추천합니다. 저는 그 책들을 많이 읽지 않아 후회했습니다. 독서모임을 만들어서라도 읽는 걸 추천합니다. 독서는 밥이고, 경험은 반찬이라고 생각합니다. 경험의 가치를 높이려면 독서를 많이 하시길 바랍니다.


⑤ 언제부터 PD를 꿈꾸셨나요? PD가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굳힌 계기는 무엇인가요?


함 : PD를 막연하게나마 꿈꾼 건 스무 살 무렵입니다. 신문방송학과 영상제작연구회 IN6MM에서 활동할 때, 개인 포트폴리오를 정말 즐겁게 만들었어요. 그때는 영상을 만드는 게 재밌어서 PD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단순히 PD가 아니라, 시사교양PD가 되겠다고 마음을 굳힌 건 작년 즈음이었습니다. 그 전 까지는 재밌는 영상이 좋았고 저도 그런 걸 만들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 그런 영상들 속에서 혐오와 차별의 언어가 비일비재하다는 걸 알게 됐고, 그때부터 재미가 반감되었어요. 웃긴 영상보다 가치 있는 영상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습니다.


⑥ PD가 되기 위해 준비한 것 중에서 ‘이것만큼은 정말 열심히 했다!’ 하는 것이 있다면?


함 : 아침에 일찍 일어나려고 했어요. 하루를 길게 보내려고요. 지속가능한 공부 생활을 계속하기 위해,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새벽 2시쯤에 자는 생활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⑦ PD님의 신문읽는 습관이 궁금합니다. 어떤 언론사의 신문을 주로 읽으셨나요? 신문을 챙겨보는 본인만의 루틴이 있었나요? 글감을 작문이나 논술에 활용하기 위한 본인만의 정리 방법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함 : 저는 <한국일보>를 구독했고, 이슈 팔로잉, 글감과 지식 정리 용도로 신문을 읽었습니다. 용도를 정해둔 이유가 있어요. 신문을 읽고 나서 ‘뭘 알게 됐지?’라고 스스로에게 물으면 설명할 수 있는 게 없더라구요. 목적의식을 분명히 해서, 저 두 가지만큼은 확실하게 얻어내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신문을 읽고, 핵심 기사 다섯 개를 선정해 정리했습니다. 처음에는 기사의 핵심 내용을 복붙하는 정도로만 정리하다가, 나중에는 (조금 투박하더라도) 제 언어로 정리했어요. 또, 조금 흥미로운 글감과 지식이 있으면 노트에 별도로 모아두고,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집중적으로 읽으려고 했습니다.


⑧ PD준비를 할때 방송모니터링은 필수라고 알고 있는데요. 방송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하는 본인만의 습관이 있다면? 프로그램에서 본 내용을 기획안에는 어떻게 적용하셨나요?


함 : 방송 모니터링할 때, 가능하면 구성을 적으면서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제작자의 관점을 유지하려고 했어요. 가령, ‘왜 저렇게 구성했을까?’, ‘게스트들은 어떤 기준으로 섭외했을까?’, ‘나였다면 저 내용은 어떻게 연출했을까’ 고민하면서 모니터링하려고 했습니다.

여러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하다 보면 흥미로운 포인트들이 눈에 들어와요. 신박한 포맷이라든가, 이야기 구조라든가, 흥미를 위한 장치라든가 하는 점들을 기억해뒀다가 제 기획안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적용해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사실 기획을 잘하지 못했고, 여전히 더 공부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참고만 해주시길 바랍니다.


⑨ PD준비를 하면서 막막하고 힘든 감정을 이겨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언제였으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함 : 틈틈이 걷고, 주말마다 축구를 했습니다. 꾸준히 공부하려면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몸을 움직이면서 활동하는 건 굉장히 리프레쉬가 되기 때문에, 다시 공부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특별히 힘든 순간은 없었어요. 매일이 희망과 좌절의 반복입니다. 일희일비하지 말고(그럼 금방 지치니까), 담담한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⑩ 신문방송학과 수업에서 방송PD에 대한 위신이 예전같지 않다는 말을 자주 듣곤 하는데요. 그럼에도 PD라는 직업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함 : 자부심을 가지면서 일하고 싶어요. 그리고 방송PD는 진실을 추구하고, 공적 가치를 논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죠. 방송이 담보하는 공공성과 추구하는 공익성은 그 자체만으로도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⑪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 PD가 되고 싶으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10년 뒤에 어떤 PD가 되길 바라시나요?


함 : 우리 주변의 작은 이야기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습니다. 제 프로그램을 통해서 누군가가 타인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면, 그래서 타인에게 조금이라도 공감할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쁠까요. 10년 뒤에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면 스스로가 자랑스러울 것 같습니다.


인터뷰/정리 : 조벼리(19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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