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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별별다방> 시사교양PD 김재형 선배님 인터뷰

작성일
2024.01.15
수정일
2024.01.30
작성자
장해영
조회수
229
KBS <별별다방> 시사교양PD 김재형 선배님 인터뷰 대표이미지

KBS 한국방송공사 시사교양 PD로 일하고 계신 신문방송학과 11학번 김재형 선배님과 이야기 나누어 보았습니다. 선배님의 PD에 대한 생각과 준비를 위한 꿀팁을 꾹꾹 눌러 담은 인터뷰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선배님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지금 무슨 일을 하시고 계시는지 소개 부탁드려요!


김재형 선배님 :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KBS 김재형PD입니다

지금은 KBS광주에서 시사교양 피디로 일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까지는 5.18 특집 다큐멘터리를 제작했고 지금은 별별다방이라는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알다시피 최근에는 정말 많은 피디라는 직업군이 등장했습니다. 유튜브는 기본이고 음악 등 콘텐츠를 제작함에 있어 PRODUCER 라는 이름으로 일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 많은 매체 중에 저는 특히 TV 콘텐츠 제작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영상이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 웃음을 드릴 수 있을지. 특히 지역민이 가장 원하는 콘텐츠가 무엇일까 고민하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주된 일이라고 할 수 있죠



 선배님의 대학 생활이 궁금합니다! 어떤 학생이셨나요



김재형 선배님 : 

이제는 까마득한 일이라서.... 기억이 잘 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동기들에게 물어보니 인간미 없는 친구라고 하더라고요

특히 1학년 때는 학과 행사를 모두 참여하면서 성적도 챙기려고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런 모습에서 인간미가 없다(?)고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스무 살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대학교 생활을 즐겼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3,4학년 때는 치열하게 취업 준비를 했던 사람이고요. (오히려 요즘 대학생들의 생활이 더 궁금하네요.)



 PD를 꿈꾸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김재형 선배님 : 

KBS에서 실기 면접을 볼 때가 생각이 나네요. 이 질문은 언제나 찾아왔고 매번 대답하다 보니 머릿속에 콕 박혀 있어 선명합니다.

저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피디가 되고 싶었는데요. 정의감, 양심, 이런 거창한 이유보다는 막연하게 연예인이 보고 싶어서였습니다.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과 똑같은 이야기인데요. 하지만 보다 구체적으로 광주에서 일하는 피디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대학교 신입생 때 겪은 일 덕분이었습니다. 여전히 그 일은 잊을 수가 없는데요.

지금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입학했던 11년도 때는 5.18 전야제 행사가 있었습니다. 80년 광주 당시 대학생들이 전대 정문에서 광주역을 거쳐 금남로까지 걷던 그 길을 고스란히 따라가는 행사였는데요. 저도 이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제 손에는 카메라가 들려있었고요.

평소처럼 학과 행사를 기록하는 맘으로 행진을 따라갔습니다. 전대 사거리를 지나가는 무렵 자전거를 타고 행진을 따라오시는 분이 있었는데요. 그분이 말씀하시길 나도 좀 찍어주라. 나도 80년 광주 그날에 있었는데 날 찍어주는 놈은 한 명도 없더라라면서 제 카메라로 다가왔습니다. 2011년도라면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있고 난 뒤 30년이 조금 흘렀죠. 그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아직도 자기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구나.' 그때부터였습니다. 광주에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전문적으로 취재하고 콘텐츠로 만드는 피디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④ PD꿈꾸는 후배들에게 추천할 만한 활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재형 선배님 : 

이런 질문에 답하기가 가장 어려운데요. 아무래도 후배님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답이 저에게는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자격증도 없고, 수상실적도 없는 아주 깔끔한 자소서를 보유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항상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드리는 말씀은 한결같습니다. “후배님이 경험하신 모든 활동이 미래의 콘텐츠다.”

여기에 덧붙여서 다다익선의 개념이 아닙니다. 단순하게 많은 일, 많은 경험, 많은 도전을 해보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내가 했던 경험에 의미를 되새기면서 스스로가 기록해 보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바로 콘텐츠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저 알바를 하더라도 그날에 있었던 일들을 느껴보는 게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매주 같은 시간에 같은 물건을 사는 고객. 왜 그럴까? 어떤 마음일까? 생각해 보는 겁니다. 해외여행 좋죠.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경험일 겁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추억으로만 남기에는 아쉽습니다. 계획을 세우면서 싸우기도 하는 등 많은 일들이 있을 건데요. 그 감정과 생각들을 고스란히 내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그게 앞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이 될 것이고 내가 영상으로 담아내는 출연자의 감정에 공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무엇이든 하세요. 다만 그 순간을 오랫동안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⑤ PD가 되기 위해 이것만은 정말 열심히 했다.’ 자랑할 만한 일이 있다면?


김재형 선배님 : 

방금 친구들의 평가가 인간미가 없다.였다는 이야기를 꺼냈었는데요. 아마 이 일도 거기에 한몫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루틴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특히 취업 준비할 때는 이 루틴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하루에 반드시 해야 하는 공부량을 정해놓고 무슨 일이 생기든지 할 일은 채워야 했습니다. 친구들과 술을 먹을 때나 선배들과 술을 진탕 먹어도 그날에 공부량을 채우지 못하면 다시 돌아와서 하곤 했습니다.

하루에 해야 할 일은 신문읽기, 스크랩하기, JTBC 앵커브리핑 필사하기, 토익 한 회차 풀기, 논술 작문하기, 퇴고하기, 책 읽기. 이 일을 1년 정도 했는데요. 이 루틴을 꾸준한 게... 자랑 아닌 자랑 같네요.

억지로 하나 추가해 보자면 인육미리 실장을 할 때 장편 영화를 하나 제작했습니다. 실원들과 수습 회원들을 다그치면서 만든 유일무이 장편영화였습니다. (그때까진 50분 분량 영상은 없었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지금 피디가 하는 일과 비슷하기 때문에 좋은 경험을 했죠. 스태프를 구슬리는 법도 알아야 하고 어떻게 하면 좋은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는지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변명같이 느낄 수 있겠지만 특별한 경험보다 보통의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콘텐츠들이 더 공감과 사랑을 받는 것도 비슷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⑥ 5.18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하시고 이달의 프로그램상도 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재형 선배님 : 

올해 518(2023) 방송 된 <다큐인사이트 1980, 로숑과 쇼벨>이라는 작품입니다. 80년 광주, 아버지 영정사진을 품에 안고 있는 꼬마 아이 사진이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사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사진을 누가 찍었는지 어느 누구도 알고 있지 못했습니다.

이 사진을 누가 찍었을까?” 이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된 이 다큐멘터리는 1,073장의 미공개 사진을 발견할 수 있는 씨앗이 되었습니다. 이 사진을 43년 동안 보관해 둔 두 명의 프랑스 사진기자들을 취재하고 그들이 간직하고 있던 그날의 진실과 상황을 되짚어 보는 내용입니다.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말하고 싶은 내용이 많았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쇼벨 프랑스 사진기자가 촬영 중에 했던 말로 대신하고 싶습니다. 금남로 YWCA 앞에서 계엄군의 총탄에 의해 죽어가고 있던 시민군을 찍은 쇼벨은 그날을 회상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저희는 그날을 기억하기 위해서 찍었습니다. 우리의 임무는 그날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입니다. 40년이 지나고 그대(제작진)들이 나를 찾아오고 내가 그것을 기억하고 있고. 질문과 답하면서 다시 그날의 진실을 추적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할 일입니다.” 



⑦ PD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무엇인가요? 이를 극복해 낸 꿀팁이 있다면



김재형 선배님 :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취업 전형에서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을 때죠. 어느 누구도 쉽사리 첫 번째 도전에서 단숨에 합격까지 거머쥔 사람은 없을 것이 분명합니다. 모두 하나씩 하나씩 단계를 거쳐 취업을 뽀개죠. 어느 순간도 힘들지 않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단계별 합격자 발표 시간이 다가오면 모두 다 긴장하고 수험번호를 입력합니다. 사실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되면 일정이 먼저 문자로 오기 때문에 지레짐작합니다. 다만 혹시나 하는 마음과 확실하게 하고픈 마음이 속을 가득 채우기 때문에 눈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낙방했다는 소식과 함께 그날은 공부를 접고 집으로 향합니다. ‘그날 하루만 속 아프자.’는 마음으로 멘탈 관리를 합니다. 이건 모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일 것 같고

하나 더 떠오르는 일화는 KBS 실기 면접을 앞두고 KBS 광주에서 근무하시는 학교 선배를 찾아갔을 때입니다. 이전에 다른 방송국 전형에서 최종까지 갔기 때문에 면접은 어느 정도 수준이 올라왔다고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선배의 간단한 질문에도 대답하지 못하는 제가 너무나 한심했습니다. 그 선배는 헤어지기 전에 농담 반 진담 반(지금은 진담이었다고 말씀하십니다.)으로 너 그렇게 하면 떨어진다고 저에게 말했죠.

자존심이 상하면 독기 품고 하는 스타일이라. 그 선배 말 덕분인지 죽어라 면접 준비를 했고 지금은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⑧ PD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응원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재형 선배님 : 

사실 지금은 TV 콘텐츠 PD는 레드오션입니다. 재미있고 신나는 콘텐츠 시장은 더 넓어졌고 누구든지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나영석 PD의 말처럼 옛날에는 편집기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이 PD라는 전문직이었지만 지금은 누구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일반직이 되었다는 게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PD를 꿈꾸고 준비한다는 것은 자신의 시각에 자신감이 있거나 사회에 조금의 보탬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이 길을 걷는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양심이든 도덕이든 정의든. 그게 아니라면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겠다는 감동을 주겠다는 다짐이든. 그 어떤 것이라도 가슴에 품고 있다면 이 길을 걷는 걸 적극 추천합니다.

PD라는 직업이 갖고 있는 건 단순하게 편집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회에 스토리를 전달하는 생각과 시선입니다. 여러분들이 갖고 있는 스토리가 TV와 스마트폰에서 마주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말씀마다 향내 나고 가는 길마다 꽃길을 걸으시길 응원합니다! 



 앞으로 PD로써 목표나 바람이 궁금합니다



김재형 선배님 : 

올해(2023년) 5.18 특집을 통해서 1차 목표는 이뤘습니다. 50분 다큐멘터리를 입봉하는 것으로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여기까지 많은 선배님들의 도움을 얻어서 걸어왔습니다.

다음 목표는 온전히 저의 작품을 기획부터 송출 단계까지 이루는 것입니다. 어감의 차이가 있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시면 좋겠습니다





인터뷰/정리 : 장해영 (19학번, 언론홍보연구소 근로장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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